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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에 관심1도 없는 엄마가 아이를 영유에 보내게 된 이야기 일종의 4탄 오늘의글

아이가 유치원을 다녀오면 내가 늘 묻는 말이 있다.
오늘 점심은 뭐 먹었어? 간식은 뭐 먹었어? 얼마나 먹었어? 맛있었어?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이가 대답하면서 이런식의 말을 종종 했다.
"오늘 간식으로 ㅇㅇ먹었는데 한개 먹었어."
'한개'라는 단어에 느낌이 쎄 했지만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는데
그 '한개'라는 단어가 몇번 반복되자 굉장히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입학 전에 음식 양에 대한 소문을 들은지라 선생님께 여쭤봤었고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대답을 듣게 되어 아이를 입학시킨 터였다.

하원길에 같은반 친구 엄마를 만나 물어봤더니 여기가 원래 비용때문에 간식 양을 적게 준다는게 아닌가.
안그래도 어린이집 급간식에 대한 양과 질이 이슈가 되고 있는 판에
돈을 적게 받는 것도 아니면서 비용 때문에 고작 한개 준다니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우리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만 해도 원장선생님이 엄청 신경쓰셔서 아이들을 항상 풍족하게 먹이셨는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음식은 전적으로 원장의 마인드에 크게 좌우된다더니 맞는 말이었고,
그걸 직접 경험하게 되니 굉장히 언짢았다.

밖에서 즐겁게 뛰어놀면서 맛있고 건강한 음식 실컷 먹는 것,
이게 내가 바라는 아이 교육의 전부인데.
영유이다보니 밖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시간이 많지 않고 그게 너무 아쉬웠지만
내가 가진 선택권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희생되는 부분이라 여겨왔는데,
먹는것까지 이럴줄이야.

이 문제 때문에 며칠동안 신경쓰느라 일에 집중도 안되고 화를 가라 앉히기도 어렵다.
설마설마 했던게 사실로 드러나니 정이 떨어지고 유치원을 당장이라도 옮기고 싶다.

하지만 유치원 옮기는 문제도 참 쉽지 않은게,
원장 마인드가 좋은, 즉 잘 놀리고 잘 먹이는 곳은
일단 추첨에서 걸려야 한다.
차선책으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더 비싼 숲유치원을 보낸다해도
학기 중에 옮기는 건 아이에게 정말 부담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현재 교우 관계도 좋고 유치원 생활도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좋은 유치원에 운 좋게 당첨됐더라면,
아니면 좋은 유치원에 치열한 경쟁 없이 입학할 수 있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낯 많이 가리는 아이라 유치원은 옮기지 않고 쭉 보내려고 고심을 많이 했었는데,
아무래도 내년에 다른 유치원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아이들 먹는데서 돈 아끼는 곳은 다른 부분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밖에서 뛰어놀기는 어쩔 수 없이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했지만
먹는건 도저히 양보가 안된다.

도대체 영유가 무슨 소용이람.
그깟 영어보다 먹는게 훨씬 중요하다.

여건 상 남은 2학기까지는 찜찜함을 참고 보내야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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